치솟는 경유 가격에 주유소 갈 때마다 한숨이 나오시나요? 내 차 연비와 출력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싶은 마음에 '경유 연료첨가제'를 검색하지만, 수많은 제품 앞에서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잘못된 정보는 오히려 소중한 내 차의 심장, 엔진과 연료펌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도 있습니다.
저는 지난 10년간 자동차 연료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며 수많은 경유차의 심장을 들여다봤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겪은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것이 진짜 '보약'이고 어떤 것이 '독'이 되는지 똑똑하게 구별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글 하나로 경유 대체 연료의 가능성부터 내 차에 딱 맞는 연료첨가제 선택법, 그리고 수백만 원의 수리비를 아낄 수 있는 연료펌프 관리 비법까지 모두 얻어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도대체 경유 대체 연료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요?
경유 대체 연료란, 기존의 석유 기반 경유를 대신할 수 있는 연료로, 주로 바이오디젤이나 HVO(수소처리 식물성 오일)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날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 세계적인 흐름의 일부입니다.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유가 변동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엔지니어로서 저는 이 변화를 최전선에서 체감하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디젤 엔진은 높은 연비와 강력한 토크로 '클린 디젤' 신화를 썼지만, '디젤게이트' 사태와 미세먼지 문제로 인해 이제는 규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경유 대체 연료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운전자들 역시 이를 이해하고 다가올 변화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경유 대체 연료가 주목받는가? (환경 및 경제적 배경)
경유 대체 연료가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환경 규제'와 '경제적 요인'입니다. 먼저, 환경적인 측면에서 유럽의 '유로 7'과 같은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는 더 이상 내연기관이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질소산화물(NOx), 미세먼지(PM)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는 과제 앞에서, 탄소 배출량이 적은 바이오 연료나 합성 연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됩니다.
경제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국제 정세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는 원유 가격은 국가 경제는 물론, 우리 개개인의 지갑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정 지역의 분쟁이나 감산 합의만으로도 다음 날 주유소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솟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식물성 기름이나 폐식용유 등 다양한 원료로 생산 가능한 대체 연료는 이러한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생산 단가가 높다는 한계가 있지만, 기술 발전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면 충분히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본 바로는, 이미 국내에서도 모든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일정 비율 섞어 쓰는 '바이오디젤 혼합 의무화(RFS)' 제도가 시행 중입니다. 현재는 3.5% 수준이지만 이 비율은 점차 높아질 예정이며, 이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경유 대체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대표적인 경유 대체 연료의 종류와 특징 (바이오디젤, HVO)
경유 대체 연료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는 바이오디젤(BD, Biodiesel)과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이며, 이 둘은 생산 방식부터 특성까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전문가의 팁: 바이오디젤은 '세정 효과'가 의도치 않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연료 라인이나 연료 탱크 바닥에 쌓여있던 오랜 슬러지(찌꺼기)를 녹여내 연료 필터를 단기간에 막아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오래된 경유차에 고농도 바이오디젤을 처음 사용한다면, 조기에 연료 필터를 점검하거나 교체해 주는 것이 현명한 관리 방법입니다. 반면 HVO는 'Drop-in fuel'이라는 별명처럼 기존 경유와 거의 모든 특성이 같아, 차량 개조 없이 바로 주유해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최고급 대체 연료로 평가받습니다.
국내 경유 대체 연료 현황과 미래 전망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의무적으로 혼합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혼합 비율은 3.5%이며, 정부는 이 비율을 2030년까지 8%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상향할 계획입니다. 이는 우리가 주유하는 모든 경유가 이미 '바이오 경유'라는 뜻이며, 대체 연료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멈니다. 바이오디젤의 원료가 되는 대두유, 팜유 등은 식량 자원과 경합하는 문제가 있고, 폐식용유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HVO는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높은 생산 비용이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미래에는 이러한 1세대 바이오 연료의 한계를 넘어, 비식용 작물이나 해조류, 미생물 등을 활용하는 2, 3세대 바이오 연료와, 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를 합성하여 만드는 'E-Fuel(이퓨얼)'이 경유 대체 연료의 주역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특히 E-Fuel은 기존 주유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어 '꿈의 연료'로 불립니다. 물론 아직은 연구 개발 단계지만, 10년 후의 주유소 풍경은 지금과 사뭇 다를 수 있습니다.
경유 연료첨가제,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종류별 성능과 추천 제품 완벽 분석
네, 목적에 맞는 제품을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경유 연료첨가제는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만병통치약'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세정', '성능 향상', '수분 제거' 등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들은 저마다 다른 성분과 기능을 가지고 있어, 내 차의 상태와 운전 습관에 맞는 것을 고르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엔지니어로서 수많은 연료첨가제를 분석하고 실제 차량에 적용해 본 결과, 효과는 분명 존재했습니다. 특히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이나 시내 주행 위주의 차량에서 흡기/인젝터 클리닝 효과는 데이터로도 증명되었습니다. 다만, '넣기만 하면 새 차처럼'이라는 과대광고는 경계해야 합니다. 연료첨가제는 '치료제'라기보다는 꾸준히 관리하는 '영양제'나 '예방약'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연료첨가제의 핵심 기능 3가지 (세정, 성능 향상, 수분 제거)
시중의 경유 연료첨가제는 복합적인 기능을 내세우지만, 크게 3가지 핵심 기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내 차에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의 첫걸음입니다.
- 1. 세정 기능 (Injector & DPF/CPF Cleaning):
- 핵심 원리: 경유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소 찌꺼기(카본 슬러지)는 인젝터 노즐, 피스톤 헤드, DPF(매연저감장치) 등에 쌓이게 됩니다. 세정 첨가제에 포함된 PEA(폴리에테르아민) 또는 PIBA(폴리이소부틸렌아민) 계열의 청정 분산제 성분이 이 찌꺼기들을 화학적으로 녹여내 연료와 함께 연소시켜 배출합니다.
- 기대 효과: 막혔던 인젝터 분사홀이 뚫리면서 연료 분사 패턴이 최적화되고, 이는 곧 연비 향상, 출력 회복, 소음 및 진동 감소로 이어집니다. DPF에 쌓이는 매연(Soot)의 양을 줄여 강제 재생 주기를 늘리고 DPF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 전문가의 조언: 특히 단거리 시내 주행이 잦은 차량은 DPF가 충분히 예열되어 매연을 태울 기회가 적기 때문에 세정 기능이 포함된 첨가제를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DPF 관리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 2. 성능 향상 (Cetane Booster):
- 핵심 원리: 경유의 성능을 나타내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가 '세탄가(Cetane Number)'입니다. 세탄가는 디젤 연료의 '착화성', 즉 얼마나 빠르고 부드럽게 연소를 시작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세탄가가 높을수록 노킹(엔진 이상 폭발)이 줄고, 연소 효율이 높아집니다. 성능 향상 첨가제에는 2-EHN(2-에틸헥실 질산염)과 같은 세탄가 향상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기대 효과: 세탄가가 높아지면 엔진 시동성이 향상되고, 특히 냉간 시동 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또한 완전 연소를 도와 출력과 토크가 소폭 상승하고, 매연 발생량이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전문가의 조언: 고속 주행이나 추월 가속 시 '펀치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겨울철 아침 시동이 유난히 힘겹게 느껴진다면 세탄가 향상제가 포함된 제품을 사용해 보세요. 체감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기능 중 하나입니다.
- 3. 수분 제거 및 동결 방지:
- 핵심 원리: 연료 탱크는 내외부의 온도 차이로 인해 결로 현상이 발생하여 수분이 유입될 수 있습니다. 이 수분은 연료 필터를 막거나, 연료 라인 및 인젝터의 부식을 유발하고, 겨울철에는 얼어서 시동 불량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수분 제거 첨가제는 연료 속 수분 입자를 매우 잘게 쪼개어 연료와 함께 연소시켜 배출하는 계면활성제 역할을 합니다.
- 기대 효과: 연료 시스템 내 부식 방지, 박테리아 번식 억제, 겨울철 연료 라인 동결로 인한 시동 불량 예방.
- 전문가의 조언: 주유를 가득 채우지 않고 조금씩 자주 하는 습관이 있거나, 장마철이나 겨울철을 앞두고 있다면 수분 제거 기능이 포함된 첨가제를 한 번쯤 사용해 주는 것이 정신 건강과 차량 건강에 모두 이롭습니다. 이는 값비싼 연료 계통의 고장을 예방하는 가장 저렴한 보험입니다.
목적별 경유 연료첨가제 추천 및 사용법 (전문가의 선택 기준)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보다, 내 차의 상태와 주행 환경에 맞는 '성분'과 '기능'을 선택하는 것이 100배 더 중요합니다. 제가 고객들에게 제품을 추천할 때 사용하는 기준을 공유합니다.
사용법 Tip: 연료첨가제는 주유 직전에 먼저 주입한 후, 연료를 가득 채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주유 시의 압력으로 첨가제와 연료가 가장 잘 섞이기 때문입니다. 제품 설명서에 표기된 권장 사용량과 주기를 반드시 지키세요.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너무 많이 넣는다고 효과가 두 배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연료첨가제 사용 시 흔한 오해와 진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연료첨가제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가진 분들을 정말 많이 만납니다. 몇 가지만 바로잡아 드리겠습니다.
- 오해 1: "비싼 제품, 많이 넣을수록 좋다?"
- 진실: 절대 아닙니다. 첨가제의 핵심은 '성분'과 '비율'입니다. 내 차에 불필요한 기능이 잔뜩 들어간 비싼 제품은 돈 낭비일 뿐입니다. 또한, 과다 주입은 오히려 연료의 정상적인 연소를 방해하거나, 특정 부품(센서, DPF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정량 사용이 철칙입니다.
- 오해 2: "넣자마자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 진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세탄가 향상으로 인한 소음 감소나 출력 향상은 비교적 즉각적으로 체감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젝터나 DPF의 '세정' 효과는 물리적으로 찌든 때를 녹여내는 과정이므로, 최소 수백 km 이상 주행하며 효과가 서서히 누적되어 나타납니다. 한 통 넣고 "효과 없네"라고 단정하기엔 이릅니다.
- 오해 3: "연료첨가제를 쓰면 제조사 보증(A/S)을 못 받는다?"
- 진실: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검증된 기관의 인증을 받은 정상적인 제품을 정량 사용했다면 문제 되지 않습니다. 다만, 만약 첨가제로 인해 특정 부품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 입증될 경우, 그 책임은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첨가제 제조사에 있습니다. 그래서 출처가 불분명한 저가 제품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못된 연료/첨가제 선택이 경유 연료펌프에 미치는 치명적 영향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잘못된 연료나 검증되지 않은 첨가제 사용은 수백만 원짜리 고압 연료펌프와 인젝터를 한순간에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경유차, 특히 최신 커먼레일(CRDi)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의 연료 계통은 상상 이상으로 정밀하고 예민한 부품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비 현장에서 연료 관련 문제로 입고된 차량들의 처참한 상태를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연료펌프 고장으로 견인되어 온 차량의 연료 필터를 열었을 때, 미세한 쇳가루가 펄처럼 반짝이는 '쇳가루 파티' 현장을 보면 차주분의 허탈한 표정과 함께 제 마음도 무거워집니다. 이는 단순히 펌프 하나를 교체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쇳가루는 연료 라인 전체를 타고 돌며 인젝터, 연료 레일 등 관련 부품 전체를 오염시키기 때문에, 수리 범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수리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CRDi 엔진의 심장, 고압 연료펌프의 작동 원리
문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CRDi 엔진의 심장인 '고압 연료펌프'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과거의 디젤 엔진이 각 인젝터에 개별적으로 연료를 보내는 방식이었다면, CRDi는 고압펌프가 연료를 엄청난 압력으로 압축하여 '커먼레일(Common Rail)'이라는 공용 저장소에 저장해 둡니다. 그리고 ECU(전자제어장치)의 신호에 따라 인젝터가 필요한 만큼만 정밀하게 분사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엄청난 압력'이란, 최신 유로 6 엔진의 경우 2,000 ~ 2,500 bar에 달합니다. 이는 1 제곱센티미터(손톱만 한 면적)에 2.5톤의 무게가 누르는 것과 같은 압력입니다. 가정용 수도꼭지 압력의 약 1,000배에 달하는 수준이죠. 이처럼 극한의 압력을 견디며 1분에 수천 번씩 회전하는 고압펌프 내부의 부품들은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가공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연료의 '질'이 펌프의 수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연료/첨가제가 연료펌프를 망가뜨리는 과정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이 정밀한 기계를 망가뜨릴까요? 주범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수분과 불순물: 연료 속 수분은 펌프 내부의 정밀 부품에 녹을 발생시킵니다. 이 녹은 연마재처럼 작용하여 부품을 갉아먹고, 여기서 발생한 미세 쇳가루가 모든 것을 망가뜨리는 시작점이 됩니다. 또한, 품질이 낮은 연료에 포함된 불순물은 연료 필터에서 걸러지지 않고 펌프 내부로 유입되어 직접적인 손상을 유발합니다.
- 부적절한 윤활성: 경유는 단순히 연료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고압펌프 내부 부품들을 윤활하는 윤활유 역할도 겸합니다. 그런데 일부 저품질 연료나, 등유, 혹은 검증되지 않은 첨가제를 혼합할 경우 이 윤활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습니다. 윤활막이 깨진 상태에서 금속 부품들이 직접 마찰하며 회전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합니다. 극심한 마모와 함께 쇳가루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 화학적 부조화: 일부 저가 첨가제에 포함된 공격적인 화학 성분은 연료 라인의 고무 실링을 부풀리거나 경화시키고, 금속 부품을 부식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특정 성분끼리 만나 예상치 못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젤리 형태의 끈적한 침전물을 생성하는 경우가 최악입니다. 이 침전물은 연료 필터는 물론, 펌프와 인젝터의 미세한 통로를 막아버려 치명적인 고장을 일으킵니다. "최근 입고된 5만 km밖에 주행하지 않은 SUV의 경우, 인터넷에서 구매한 출처 불명의 첨가제를 넣은 뒤 일주일 만에 시동 불량으로 입고되었는데, 연료 탱크 안에서 정체불명의 갈색 젤리가 발견되었습니다. 결국 연료 계통 전체를 교체해야 했습니다."
내 차의 연료펌프를 지키는 현실적인 관리 팁
수백만 원의 수리비 폭탄을 피하고 내 차와 오래도록 함께하기 위한 현실적인 관리 팁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기본'을 지키는 것입니다.
- 첫째, 신뢰할 수 있는 주유소에서 주유하세요. 가격이 몇십 원 저렴하다고 해서 유류 탱크 관리가 허술한 곳을 이용하는 것은 '소탐대실'의 지름길입니다. 가급적 차량 통행이 많아 유류 회전이 빠른 직영 주유소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 둘째, 연료 필터는 교환 주기를 반드시 지켜주세요. 연료 필터는 수분과 불순물을 걸러주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제조사 권장 주기(보통 3만~6만 km)에 맞춰 반드시 교체해야 합니다. 비용을 아끼려다 훨씬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대표적인 부품입니다.
- 셋째, 연료첨가제는 신중하게 선택하고 정량을 지키세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내 차에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하고, 공인된 기관의 인증을 받은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 넷째, 연료 경고등이 들어온 채로 오래 주행하지 마세요. 연료 탱크 바닥에는 수분과 슬러지가 가라앉아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연료를 거의 다 쓴 상태로 주행하면 이 찌꺼기들이 연료펌프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연료는 최소 1/4 이상 남았을 때 채워주는 것이 좋습니다.
경유 대체 연료 및 첨가제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여러 종류의 연료첨가제를 섞어서 사용해도 되나요?
아니요, 절대 권장하지 않습니다. 각기 다른 제조사의 첨가제는 서로 다른 화학 성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성분들이 예기치 않게 반응하여 오히려 연료 시스템에 해로운 침전물을 생성하거나 특정 부품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하나의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다른 제품으로 바꾸고 싶다면 연료를 거의 소진한 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경유 연료첨가제는 얼마나 자주 사용해야 효과가 있나요?
제품의 종류와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세정 목적의 첨가제는 보통 3,000~5,000km 주행마다 한 병씩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반면 세탄가 향상제나 윤활 보강제 같은 성능 개선 제품은 주유할 때마다 소량씩 넣도록 만들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제품 포장지에 명시된 제조사의 권장 사용 주기와 용법을 따르는 것입니다.
Q3: 연료첨가제를 사용하면 자동차 제조사의 보증(A/S)이 무효가 되나요?
일반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유명 브랜드 연료첨가제는 차량에 무해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테스트를 거칩니다. 하지만 만약 첨가제 사용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고장이 발생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제조사는 보증 수리를 거부할 수 있으며 그 책임은 첨가제 제조사나 사용자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출처와 성분이 불분명한 제품은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Q4: 바이오디젤과 일반 경유는 운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차이가 있나요?
현재 국내 법규에 따라 3.5% 혼합된 바이오디젤의 경우, 대부분의 운전자는 일반 경유와 성능 차이를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바이오디젤은 세탄가가 높아 소음이나 진동이 미세하게 줄어들 수 있으나, 에너지 밀도가 약간 낮아 연비는 미세하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워낙 작아 운전 습관이나 주행 환경에 따른 변화 폭이 훨씬 크므로,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결론: 현명한 선택이 내 차의 수명과 내 지갑을 지킵니다.
오늘 우리는 고유가 시대를 살아가는 경유차 오너들의 가장 큰 고민, '경유 대체 연료'와 '연료첨가제'에 대해 깊이 있게 파헤쳐 보았습니다. 핵심을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 경유 대체 연료(바이오디젤, HVO 등)는 환경 및 경제적 이유로 우리 곁에 다가온 현실이며, 앞으로 그 비중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 경유 연료첨가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세정, 성능 향상, 수분 제거 등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내 차의 상태에 맞는 제품을 '정량' 사용해야만 비로소 '보약'이 될 수 있습니다.
- 최신 경유차의 심장인 고압 연료펌프와 인젝터는 매우 정밀하고 예민하여, 잘못된 연료나 검증되지 않은 첨가제 사용은 수백만 원의 수리비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입니다.
자동차 엔지니어로서 지난 10년간 얻은 결론은 하나입니다. 자동차 관리에 있어 화려한 기술이나 비싼 제품보다 중요한 것은 '기본을 지키는 꾸준함'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연료를 사용하고, 소모품 교환 주기를 지키며, 내 차의 상태에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큰 고장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예방의 1온스는 치료의 1파운드보다 가치가 있다"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처럼, 오늘 이 글을 통해 얻은 지식이 여러분의 소중한 자동차를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유지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1온스의 예방'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자동차 관리에 있어 '나중에'는 '더 비싸게'를 의미할 뿐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십시오.